image

옻칠장 손대현 - “나전칠기의 세계화”

나전칠기의 공정은 매우 복잡하고 까다롭다. 나무위에 옻칠을 바르고 갈아내고 다시 바르기를 수십차례 반복한다. 그 위에 나전을 얇게 저며 원하는 모양으로 세공한 후 옻칠한 표면 위에 아교로 붙인다. 다시 옻칠을 바르고 갈아내기를 반복하고 마지막 단계는 손으로 광을 내어 마무리한다. 대략의 공정은 이렇지만 하나의 재품이 완성되기까지는 최소 약 40~50가지의 고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제작기간은 3개월에서 길게는 수년이 걸린다. 이러한 고된 작업에 반평생을 받쳐온 사람이 손대현 장인이다.
손대현 장인은 제1호 나전칠기 명장에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1호 옻칠장이다. 그의 작품은 세계 각국에 나가있다. 남북정상회담 선물용 작품, 유럽 7개국 국가 원수 선물용 작품, 청와대 소장작품,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방한 선물용 작품, 김대중 대통령 방일 일본 천황선물용 작품 제작 등 해외 국빈들에게 우리나라 전통 나전칠기의 아름다움을 알렸다.

손대현장인은

“나전칠기는 이미 명품이며, 그것도 세계적인 명품이다. 과거에도 그렇고 오늘날에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 세계 어떤 공예 명품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머지않아 세계를 대표하는 공예품, 세계적인 명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다”

라며 자신있게 말을한다.
그 대표적 예로 삼성 TV 프레임에 옻칠을 하여 로스엔젤레스 전자쇼에 선보여 큰 호응을 받은 삼성 옻칠 TV, 부시대통령 방한 시 선물된 나전칠기 전자액자를 들 수 있다. 가장 최근에 시도한 BMW 7시리즈 실내를 옻칠과 나전으로 작업한 작품이 좋은 예이다.
기존의 옻칠은 나무위에 주로 해왔다. 하지만 삼성TV, 전자액자, BMW 작업에서 볼 수 있듯 옻칠은 나무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재위에 칠이 가능하다. 그만큼 예민하고 더 까다로운 손길을 요구하지만 반대로 무엇에든지 옻칠을 할 수 있고 자개를 붙일 수 있다. 나무, 금속, 종이, 플라스틱, 도자기 등 다양하다. 소재의 다양성을 확대해 나가고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 나전칠기의 미래를 열어가는 길이기도 하다. 이렇게 되면 기존 가구, 장신구, 인테리어와 같은 공예산업을 넘어 비행기나 선박, 우주선 등에 적용된 미래 고부가 가치 산업으로서 나전칠기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나전칠기는 옛 장인들의 환영이 아니다. 미래를 열어갈 중요한 자원으로 기능과 시각적인 것 모두를 충족해 주기에 그 가치는 더 크다 할 수 있다.

나전칠기 장인으로서 옛 것을 지켜가는 보람과 자부심이 남다르다. 또한 예술가로서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는 것도 항상 흥분되고 흥미로운 일이다. 나전칠기의 매력들을 세계인이 함께 공유할 수 있고 인류의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앞으로도 전승되길 기대한다. 과거 못지않게 미래의 가치도 담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 가장 바라는 것은 세계적으로 가장 비싼 명품이 되는 것 보다 모든 문화가 소통하면서 가치를 더하듯이 나전칠기도 많은 다양성들과 소통하면서 진정한 명품으로 발전했으면 한다.